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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hings are not so little

임찬

어느 날,

학원 끝나고 오는 길에 찬수를 만났다.

마인 강을 건너 가로수 사이를 걷고 있을때 저 멀리 자전거에 앉아 길 위를 흐르듯 달리는 찬수 모습이 보였다.

풋풋했던 이십대 생각이 나서 어쩐지 좀 부끄러운 웃음이 터졌다. 미소가.

써클룸 밖에서 단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스쿠터를 사기 전까지 찬수는 자전거 뒤에 나를 태워주곤 했다.

가까이 있을 때보다 멀리 저 길 끝으로부터 나에게 달려올 때 더 설렜던 그 모습을 기억한다.


지금 어느때보다 가깝게 내 곁을 걷는 그때 그 남자친구. 

보송거렸던 그 모습은 12년 결혼생활동안 잊어버리고, 이젠 활짝 웃는 이 얼굴이 그때보다 더 어리고 천진하다고 생각한다.

내 옆에서 넌 울지 않는 소년으로 살 필요는 없으니까.


철들지 마라.

지금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