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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hings are not so little

Camping #3

 

 

 

 

 

 

 

 

 

 

같은 캠핑장에 한 번 더 갔다. 지난 번 친절했던 아저씨가 우릴 기억하고 있었다. 다정하고 느긋한 미소.

텐트를 친 후에 같은 길을 산책하고 같은 산을 바라보고 같은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잠을 잤다. 내가 늙고 사라져도 변함없을 것들, 나를 뒤흔드는 고민과 걱정에 털 끝 하나 시리지 않을 온전함과 안정된 힘을 갖고 있는 것들. 그 일부임을 느끼기가 뭐 그리 어려운지. 그래도 이렇게 가서 시늉이라도 하다가 왔다.

트레킹은 지난번 가보지 못한 코스로.

반나절 내내 걷고 또 걷다가 사이트로 돌아와 가져온 간식을 먹고 차를 마시고 캠핑장 주변을 산책했다.

우리 둘이 늙어가면서 둘이 기꺼이 즐겁게 질리지 않고 늘 할 수 있는 것은 산책인 것 같다. 같이 걷는거, 같은 흙과 풀을 밟고 같은 개를 보고 웃고 같은 냄새, 같은 바람 맡/맞고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한 얘기를 그 길가에 후두두둑 떨구고 제 자리로 돌아오는 거. 온전한 두 다리가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