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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hings are not so li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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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월, 3월 그리고 2월의 아이폰, 루미아 사진들.

찬수와 내 핸드폰에 담긴 캐주얼하고도 수다스러운 사진들을 시간을 거슬러 정리하면서 대부분 사진에 의존한 기억은 따뜻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대체로 따뜻한 순간에 움직여진 마음으로 사진을 찍으니까.











birdwatching

보통 나는 요가를 하거나 명상을 하다가 우연히 커튼 뒤에서 숨죽여 보곤 하는데 찬수는 이렇게 다가가도 새들이 도망가지 않는다.

버드와쳐의 뒤태 :-|














또 다른 뒤태



















봄을 맞아 활기를 되찾은 동네 시장








저녁 산책, 흙 냄새 풀 냄새 뿜어주는 초록 - 큰 나무들의 공원





그리웠던 동네, 쎄르지 프레펙쳐. 4년만에 보는 ... 안아오고 싶은 가로등.











인사성 밝은 고양이들이 사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마을










올리배리우스


그리고 정들었던 올리배리우스













시장




시장





































벚꽃 피어오르던 프랑크푸르트, 관광모드.



















E.T. from Star Wars : "PHONE... HOME..."

포오온.. 호오옴..., 이 손 모양 꼭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마침 플레이모빌 사러 간 백화점에서.





핸드폰으로 찍는 사진이 올해들어 현격히 줄었지만 여전히 가게 유리창 너머의 진열대를 찍은 사진은 수두룩하다,

작센하우젠의 어느 작은 가게






















분홍쓰레빠를 신은 댄싱머신











일요일 아침은 단풍시럽과 달걀과 두유를 넣은 달콤한 토스트.

일요일이라고 특별히 시럽 듬뿍 넣어주는 찬수의 유일한 고당도 요리. 


























서울, 궁 근처에선 언제나 관광모드.





토속촌에서 삼계탕 먹고 꼭 들러 거니는 추억의 조계사





엄마의 꽃밭이 있는 아빠의 타히티, 송암리에서.

엄마가 교사시절 월급날 하나 둘 씩 사 모았다는 오래된 음반들을 방바닥 가득 늘어놓고 구경했다. 





송암리에서 듣는 하이페츠, 이런 서정적인 곡들을 연주한 건 유튜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는데.. 엄마가 이십대에 산 음반이라니 신기하고 반가웠다.

그 시절 너무나 좋아했다는 클리프 리차드의 'the young ones'도 들었다, 송암리에서 들을땐 간드러진 멜로디에 깔깔 웃었는데

독일 와서 몇 개 찾아 듣고는 흠뻑 빠져버린 클리프 리차드의 노래들. 찬수와 한동안 질리도록 듣고 흥얼거렸다. (춤도 추고 :-|)

the young ones~ shouldn't be afraid~

어린 이십대의 엄마가 월급 받아 음반 가게 들어가서 엘피를 뒤적거렸을 생각 하며 들으면 뭔가 더 뽀얗게 들리고... 코끝도 찡해지는 노래.





미세먼지때문에 힘든 서울 데이트, 그래도 매번 이삼십대 생각나서 좋은 시간들...





한국 갈때마다 우리 흐트러진 리듬을 달래준 한 밤의 드라이브, 강변북로의 기억





it's not a job, if you love what you do.

그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 곳에서의 일은 답지 않은 달가움이, 즐거움이 있었다,

미팅 끝나고 사각지대에서 마셨던 카푸치노라든가...




그리고 출근길 도이체반의 붉은 문 옆에서 내려다보는 구두 두 쌍, 나란한 순간의 든든했던 기분 같은것.

종로에서 우연히 같은 프로젝트를 했을 때나 역삼동에서 가까이 일할때 점심시간이나 퇴근길에 만나 노닥거렸던 기억이 떠올라

더 아쉽고 더 애틋해지기만 하는 기억 중 하나다.

그 시절의 더 어리고 더 무모했던 우리도, 더 정신없고 더 가벼웠던 그 거리도 이젠 없지만.





기억은 고정될 수 없는 것으로, 찰나를 지나 바로 움직이고 변하기 시작한다.

내 기억에 의존해서 나와 내 시간들을 기억하고 우쭐해 하거나 질책하는 따위가 무색하다.

기억은 혼자 살아간다, 스스로의 생명으로.

생명이 있는 것들의 에너지는 어떻게든 모든 것을 타고 흐르기 때문에..., 기억이 함부로 자라게 두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림, 글, 선율..., 인간의 기록에 대한 집착은 어쩌면 그 에너지에 대한 집착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움직여온 모든 순간의 관계와 변화들, 그 안에서의 따뜻하거나 경이롭거나 섬뜩하게 차가웠던 기억들이

왜곡되지 않은 에너지로 남겨질 때 우리의 방향성이 좀 더 자연 그대로 무언가를 덜 해치고 마땅한 상태로 건강하게 남을 수 있을테니까.

어쩌면 기록은 그런 류의 건강한 본능인 지도 모른다.

본능에 가까운 기록에의 집착에 보태어, 사실은 내 안의 기억이 나를 더 따뜻하게 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기록을 남긴다.

부디 이쁘게 자라라, 기억의 에네르기야, 라고 토닥토닥 두드리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