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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hings are not so little

'바다'

























 




















오늘 사진을 올리다가 자주 가는 블로그를 잠깐 들여다 봤는데 다 읽고 나서 댓글을 읽다가 혼자 소리내어 웃었다.
글에 필요하지 않다면 사진 한 장도 허투로 올리지 않는, 언제나 깔끔한 포스팅의 맛을 잃지 않는 블로거다.
글이 너무 좋아서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웃다 보니 의외의 따뜻함이나 위트가 좋아서 읽어왔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무심코 느껴진 따뜻함에 미소가 지어지는, 얼굴도 목소리도 아닌 어떤... 그냥 '사람'의 느낌


아무 것도 아닌, 짠 냄새로 가득 찬 바다
감각이 예민하지 않은 나는 어느정도 주의를 기울여야 마시고 들을 수 있는 바다의 냄새나 소리 때문에 사람이 없는 바다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가끔은 이렇게 그냥 하얗게 보이는 배경에 조개나 다름없이 여기서 반짝 저기서 반짝 하는 소금기 먹은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이나
희미하게 뭉개진 웃음기 가득한 소음도 꽤나 좋구나 라고 느꼈다.

아무 것도 없이 그냥 하늘, 짠 물, 바삭 마른 모래, 젖은 모래, 굴러다니는 조개, 대충 걸쳐입은 사람들
그런 것들로 가득 찬 바다.
입이 짤 정도로 웃으면서, 옷자락을 펄럭거리면서,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날리면서
아무 생각 없이.
웃으면서 뛰어다니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는 바다.
웃으면서 조개를 주어 담는 것 말고는 해야할 것 없는 바다.

찬수와 처음 바다로 달려갔을 때, 창문 밖으로 반듯하게 누운 파란 그걸 보면서 "바다다, 바다!" 라고 외쳤을 때처럼
그냥, 괜히,  ...  막 소리쳐서 부르고 싶어지는 '바다'


그냥 '바다'
아무것도 아니어서 좋은 '바다'

2013년 벨기에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