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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hings are not so little

Hang on little tomato 잊고 지내지만..., 일을 하다보면 확인할 수 있다.스트레스 상황에서 여전히 충동적이고 감정기복이 심한 나를.'와... 나 정말 여전하네'라고 생각한다.그리고 나서 진정하기까지는 (부끄러울 정도로) 이삼십대와 같다.지금 당장 내리고 싶은 결론을 잠시 진정된 후로 미뤄두고, 이 작은 문제에서 내가 뻥튀기해버린 어마어마하게 싫은 감정들이 뭔지 들여다보기 까지, 나는 울그락불그락했던 이십대와 별다를 게 없는 것 같다. 찬수와 결혼하고 오장육부가 늙는 사이 그나마 나아진 건,뻣뻣했던 모든 관념들이 조금씩 부들부들 '각'이 무너져간다는거, 그게 서러운 것일 지 모르지만 나는 종종 다행이라고 느낀다.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각도에서 전혀 다른 관점으로 이 일을 경험하고 있는 누군가를 생각해야한다는 것이나이렇게나 큰.. 더보기
spring is here Spring is here - Bill Evans 빌 에반스를, 찬수 먼저 출국하고 혼자 남았던 날들의 잠드는 머리맡에 자주 틀어두곤 했다, 찬수 베개에 기대 놓은 아이패드의 어두운 화면 속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그의 허옇고 큰 손, 반짝이는 안경테가 보드라운 피아노 음색과 어울려 따뜻하고 아름답게 느껴졌었다.지금도 빌 에반스를 듣고 있자면 그때의 노란 램프 빛이나 이불 위로 펼쳐 놓았던 종이 위 낙서들, 큰 머그컵의 우유에서 나던 옅은 향 같은 것들이 떠오르곤 한다.waltz for debby가 시작될 때 트리오 전체의 모습에서 피아노로 줌인해 들어가는 영상을 바라보며 외롭다기 보다는 따뜻하다고 느꼈던 그 순간의 빌 에반스를 기억할 수 있어서 좋다. 그리운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해 주는 그의 음악이기때문.. 더보기
춘삼월 - 프라하 - 레트나 언덕 혼자 걷기 좋은 언덕 더보기
Make you feel my love 밥 딜런의 곡, 예전에 아델이 노래한 비디오를 처음 봤을 땐 며칠동안 이 곡만 들었다. 열 살부터 시를 썼다는 밥 딜런의 노랫말은 참 따뜻하다. When the rain is blowing in your face And the whole world is on your case I could offer you a warm embrace To make you feel my love When the evening shadows and the stars appear And there is no one there to dry your tears I could hold you for a million years To make you feel my love I know you haven't made your mind.. 더보기
프라하, 흑백 사진들 골목을 헤매는 꿈이 좋다. 두근거릴 만큼 낯설면서도 어딘가 유년의 기억에 기인해서인지 오래고 익숙한 느낌이 드는 골목들. 꿈에서 깨어난 아침의 그 순간에 남아 있는,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한 머리와 마음의 기운이 아까워서 일어나기 싫어질 정도다.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해서도 꾸준히 꾸던 꿈인데 프라하에서는 한 번도 꾸지 않았다. 프라하에서의 첫 달, 목도리에 코를 묻고 캐롤을 들으며 꽁꽁 언 몸으로 구시가에 도착하면 아직 남아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부터 눈에 들어오고, 까페를 찾아 귀가 찡할 정도로 단 케잌과 커피를 마셔 주지 않으면 몸이 쉬 풀리지 않는 한겨울이었다. 가끔 고대하던 눈이 내리기도 했다. 그렇게 몸을 녹이고 그 기운으로 블타바 강변을 서성이며 해 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돌아오는 게 1월의 산.. 더보기
'바다' 오늘 사진을 올리다가 자주 가는 블로그를 잠깐 들여다 봤는데 다 읽고 나서 댓글을 읽다가 혼자 소리내어 웃었다. 글에 필요하지 않다면 사진 한 장도 허투로 올리지 않는, 언제나 깔끔한 포스팅의 맛을 잃지 않는 블로거다. 글이 너무 좋아서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웃다 보니 의외의 따뜻함이나 위트가 좋아서 읽어왔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무심코 느껴진 따뜻함에 미소가 지어지는, 얼굴도 목소리도 아닌 어떤... 그냥 '사람'의 느낌 아무 것도 아닌, 짠 냄새로 가득 찬 바다 감각이 예민하지 않은 나는 어느정도 주의를 기울여야 마시고 들을 수 있는 바다의 냄새나 소리 때문에 사람이 없는 바다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가끔은 이렇게 그냥 하얗게 보이는 배경에 조개나 다름없이 여기서 .. 더보기
빛이 주는 느낌을 믿어 익숙해진 카메라. 오래 쓴다고 다 익숙한 느낌이 드는 건 아닌데 올림푸스는 좀 그런 것 같다. 이 기계가 보여줄 색이나 빛-그림자의 조화를 기대하게 되고, 그 느낌에 정이 들고... '좋아하게 되는' 그런 과정들. 니콘은 더 오래 썼어도 그런 느낌이 별로 없었다. 뮤를 쓸 때의 그런 경험때문에 펜을 선택했는데 어쩌면 기계 때문이 아니라 크기가 작아서 많이 들고 다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난 감정적인 부분이 시각에 많이 의존하는 사람. 빛에. 빛의 온도, 내가 애착을 느끼는 그 색들에. 그래서 무언가가 아슬아슬하게 느껴질 때, 내가 가진 가장 소중하고 감사한 것을 의식으로 끌어올리고 싶을 때 '본다는 것'에 대해 환기하려고 애쓰게 되는 모양이다. 그때 떠올리게 되는 헬렌켈러의 글, 종종 그 글을 처음 읽.. 더보기
설악 설경 그리고 바다 눈이 많이 왔더라. 뜻밖의 설경과 찬 공기에 기분이 좋아져 혀 내밀고 달렸던 설악산 2011 서른 다섯, 올해의 첫 눈 :-) 유난히 추위 많이 타는 저 마른 아이와 유난히 열 많은 나 시원하다고 뛰어다니는 나와 얼굴 빨개져서 총총총 쫓아다니는 너 집에 와서 찬수 내의 샀다 :-D 하얀 눈을 두르고 파란 하늘 위로 뻗어있는 그 까만 선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겨울나무 눈인간님들, 이등신 막몸매에도 그렇게 달콤해보이는 비결이 뭔가요? 2011.12.03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