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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hings are not so little

여름 서울, 여름 일산, 여름 데이트 W-lemon 이제는 언제 방문해도 늘 데이트하던 시절 기억 뿐인, 그래서 더 애틋한 서울. 나에겐 영원히 산책의 도시로 기억될 것 같은 일산.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2017 한여름 우리의 거리, 하늘, 사람, 나무, 구름들.이상한 전자음이 포함된 링크밖에 못 찾아서 아쉽지만.. 언젠가 질리도록 들었던 한국 노래와 함께 묻어 놓는 그림들, 짧게 봤던 그리운 친구들 얼굴은 차곡차곡 마음 속에. + + + 더보기
sore spot 'Photograph' - Ed Scheeran 내 나이 마흔의 고향집은 분지 답게 한 그릇의 눈물. 그립거나 아프거나 슬프거나 .. 그 모든 게 내가 철이 덜 든만큼 더 쓰린 것이겠거니,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을 다음을 기약하며 다독여 돌아 나오는 수 밖에. 식사 후에는 꼭 산책을 했다. 찬수와, 찬수가 서울로 올라간 후에는 나 혼자. 비가 와도 비가 그쳐도 산둘레 안의 공기는 축축하고 달았다. 마음이 어떠했든 너무 이쁜 빛들. 집안 곳곳, 산책길 여기저기에 익숙해서 더 잘 느껴졌던 아름다운 빛들, 조심조심 긁어온 춘천집의 고운 빛 :-) 한 그릇의 춘천 ㅠㅠ ... 그리고 서울로 올라와 윤경이네 윤경이의, '은총이 가득한' 마리아 ㅠㅠ 안녕. 서울로 올라오던 날, 아빠가 트렁크에 두고 내린 내 캐리어.. 더보기
바이오 용사 숲은 이제,이렇게 변했다. 푸른 손바닥으로 겹겹이 가린 검은 어둠.어떤 나무들은, 그 속으로 간신히 떨어진 빛을 받아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선명하게 빛난다.후끈한 마을을 지나 숲으로 가는 길, 서늘한 공기가 팔다리를 감싼다. 숲에선, 늘 낮은 감탄사로 나무들에게 인사하는 우리.저녁 산책길, 길마다 이런 열매가 떨어져 있다. 앵두일까? 앵두는 아니야. 그런데 볼 때마다 먹고싶다. :-|준 백야가 한창인 동네는 아홉시를 훌쩍 넘겨도 이렇게 바닐라빛.온통 고요해서 세상에 우리만 남은 것 같은 느낌. 유령도시같은 요즘의 늦은 저녁 산책이 즐겁다.집들을 벗어나 숲 근처의 길에 이르면 심심한듯 무심한듯 불쑥 나타난 고양이들이 찬수에게 다가온다.고양이들은 널 좋아해. 늘 찬수에게 성큼성큼 걸어와 거침없이 인사한다.이 길.. 더보기
임찬 어느 날,학원 끝나고 오는 길에 찬수를 만났다.마인 강을 건너 가로수 사이를 걷고 있을때 저 멀리 자전거에 앉아 길 위를 흐르듯 달리는 찬수 모습이 보였다.풋풋했던 이십대 생각이 나서 어쩐지 좀 부끄러운 웃음이 터졌다. 미소가.써클룸 밖에서 단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스쿠터를 사기 전까지 찬수는 자전거 뒤에 나를 태워주곤 했다.가까이 있을 때보다 멀리 저 길 끝으로부터 나에게 달려올 때 더 설렜던 그 모습을 기억한다. 지금 어느때보다 가깝게 내 곁을 걷는 그때 그 남자친구. 보송거렸던 그 모습은 12년 결혼생활동안 잊어버리고, 이젠 활짝 웃는 이 얼굴이 그때보다 더 어리고 천진하다고 생각한다.내 옆에서 넌 울지 않는 소년으로 살 필요는 없으니까. 철들지 마라.지금 그대로. 더보기
돌무덤 2017.02.22 06:52 암사동에 살 때 가끔 선사 유적지로 산책을 하곤 했다. 소박한 박물관 구석에는 선사시대 돌무덤에 대한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다. 지금도 있을까, 정교하거나 감동적이거나 그런 그림은 아니었지만... 가끔 그 돌무덤을 생각한다. 어떤 돌무덤에는 바다를 바라보게 시신을 뉘우고 묻어준 것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었다. 삶이 비교와 모방을 통해 살아남기를 택하게 되는 순환의 고리 속에 있다는 생각을 하면, 돌무덤을 만들던 그 때에, 그 모습이 누군가에게 죽음에 대한 따뜻한 단서를 주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내가 단절이라 느끼는, 상상하기조차 두려운 그 곳이 어쩌면 당신의 믿음처럼 누군가의 따뜻한 마지막 배려로 평생 사랑했던 이 세상의 작은 한 조각을, 그것이 비록 바다의 먼.. 더보기
응원. 2016.10.26 01:39 특별히 음악을 통해서, 슬픔과 아름다움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얼마나 잔 진동으로 서로를 흔들어 한 파동 안에서 울릴 수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내 말은... 음악으로라면 어쩐지 가슴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슬픔과 아름다움, 아름다움과 슬픔이 서로 마주 안은 채로 부르르 울고 굽이치는 그 여린 진동이. 슬픔의 증폭이거나 때로는 위안이기도 한 공명이. 2016. 가을, 경기도 아름다운 것들을 응원하고 싶다. 마음에 담을 수 없었고, 앞으로도 담아둘 여력 없어 안타깝게 진동할 것들 까지를. 그리로 한 번 더 고개돌릴 여유와 용기가 내게 남기를. 살아 있는 언제까지라도. 더보기
iphone_lumia 5,4,3,2 5월, 4월, 3월 그리고 2월의 아이폰, 루미아 사진들.찬수와 내 핸드폰에 담긴 캐주얼하고도 수다스러운 사진들을 시간을 거슬러 정리하면서 대부분 사진에 의존한 기억은 따뜻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대체로 따뜻한 순간에 움직여진 마음으로 사진을 찍으니까. birdwatching보통 나는 요가를 하거나 명상을 하다가 우연히 커튼 뒤에서 숨죽여 보곤 하는데 찬수는 이렇게 다가가도 새들이 도망가지 않는다.버드와쳐의 뒤태 :-| 또 다른 뒤태 봄을 맞아 활기를 되찾은 동네 시장 저녁 산책, 흙 냄새 풀 냄새 뿜어주는 초록 - 큰 나무들의 공원 그리웠던 동네, 쎄르지 프레펙쳐. 4년만에 보는 ... 안아오고 싶은 가로등. 인사성 밝은 고양이들이 사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마을 그리고 정들었던 올리배리우스 벚꽃 .. 더보기
Hang on little tomato 잊고 지내지만..., 일을 하다보면 확인할 수 있다.스트레스 상황에서 여전히 충동적이고 감정기복이 심한 나를.'와... 나 정말 여전하네'라고 생각한다.그리고 나서 진정하기까지는 (부끄러울 정도로) 이삼십대와 같다.지금 당장 내리고 싶은 결론을 잠시 진정된 후로 미뤄두고, 이 작은 문제에서 내가 뻥튀기해버린 어마어마하게 싫은 감정들이 뭔지 들여다보기 까지, 나는 울그락불그락했던 이십대와 별다를 게 없는 것 같다. 찬수와 결혼하고 오장육부가 늙는 사이 그나마 나아진 건,뻣뻣했던 모든 관념들이 조금씩 부들부들 '각'이 무너져간다는거, 그게 서러운 것일 지 모르지만 나는 종종 다행이라고 느낀다.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각도에서 전혀 다른 관점으로 이 일을 경험하고 있는 누군가를 생각해야한다는 것이나이렇게나 큰.. 더보기
spring is here Spring is here - Bill Evans 빌 에반스를, 찬수 먼저 출국하고 혼자 남았던 날들의 잠드는 머리맡에 자주 틀어두곤 했다, 찬수 베개에 기대 놓은 아이패드의 어두운 화면 속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그의 허옇고 큰 손, 반짝이는 안경테가 보드라운 피아노 음색과 어울려 따뜻하고 아름답게 느껴졌었다.지금도 빌 에반스를 듣고 있자면 그때의 노란 램프 빛이나 이불 위로 펼쳐 놓았던 종이 위 낙서들, 큰 머그컵의 우유에서 나던 옅은 향 같은 것들이 떠오르곤 한다.waltz for debby가 시작될 때 트리오 전체의 모습에서 피아노로 줌인해 들어가는 영상을 바라보며 외롭다기 보다는 따뜻하다고 느꼈던 그 순간의 빌 에반스를 기억할 수 있어서 좋다. 그리운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해 주는 그의 음악이기때문.. 더보기
춘삼월 - 프라하 - 레트나 언덕 혼자 걷기 좋은 언덕 더보기
Make you feel my love 밥 딜런의 곡, 예전에 아델이 노래한 비디오를 처음 봤을 땐 며칠동안 이 곡만 들었다. 열 살부터 시를 썼다는 밥 딜런의 노랫말은 참 따뜻하다. When the rain is blowing in your face And the whole world is on your case I could offer you a warm embrace To make you feel my love When the evening shadows and the stars appear And there is no one there to dry your tears I could hold you for a million years To make you feel my love I know you haven't made your mind.. 더보기
프라하, 흑백 사진들 골목을 헤매는 꿈이 좋다. 두근거릴 만큼 낯설면서도 어딘가 유년의 기억에 기인해서인지 오래고 익숙한 느낌이 드는 골목들. 꿈에서 깨어난 아침의 그 순간에 남아 있는,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한 머리와 마음의 기운이 아까워서 일어나기 싫어질 정도다.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해서도 꾸준히 꾸던 꿈인데 프라하에서는 한 번도 꾸지 않았다. 프라하에서의 첫 달, 목도리에 코를 묻고 캐롤을 들으며 꽁꽁 언 몸으로 구시가에 도착하면 아직 남아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부터 눈에 들어오고, 까페를 찾아 귀가 찡할 정도로 단 케잌과 커피를 마셔 주지 않으면 몸이 쉬 풀리지 않는 한겨울이었다. 가끔 고대하던 눈이 내리기도 했다. 그렇게 몸을 녹이고 그 기운으로 블타바 강변을 서성이며 해 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돌아오는 게 1월의 산.. 더보기
'바다' 오늘 사진을 올리다가 자주 가는 블로그를 잠깐 들여다 봤는데 다 읽고 나서 댓글을 읽다가 혼자 소리내어 웃었다. 글에 필요하지 않다면 사진 한 장도 허투로 올리지 않는, 언제나 깔끔한 포스팅의 맛을 잃지 않는 블로거다. 글이 너무 좋아서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웃다 보니 의외의 따뜻함이나 위트가 좋아서 읽어왔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무심코 느껴진 따뜻함에 미소가 지어지는, 얼굴도 목소리도 아닌 어떤... 그냥 '사람'의 느낌 아무 것도 아닌, 짠 냄새로 가득 찬 바다 감각이 예민하지 않은 나는 어느정도 주의를 기울여야 마시고 들을 수 있는 바다의 냄새나 소리 때문에 사람이 없는 바다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가끔은 이렇게 그냥 하얗게 보이는 배경에 조개나 다름없이 여기서 .. 더보기
빛이 주는 느낌을 믿어 익숙해진 카메라. 오래 쓴다고 다 익숙한 느낌이 드는 건 아닌데 올림푸스는 좀 그런 것 같다. 이 기계가 보여줄 색이나 빛-그림자의 조화를 기대하게 되고, 그 느낌에 정이 들고... '좋아하게 되는' 그런 과정들. 니콘은 더 오래 썼어도 그런 느낌이 별로 없었다. 뮤를 쓸 때의 그런 경험때문에 펜을 선택했는데 어쩌면 기계 때문이 아니라 크기가 작아서 많이 들고 다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난 감정적인 부분이 시각에 많이 의존하는 사람. 빛에. 빛의 온도, 내가 애착을 느끼는 그 색들에. 그래서 무언가가 아슬아슬하게 느껴질 때, 내가 가진 가장 소중하고 감사한 것을 의식으로 끌어올리고 싶을 때 '본다는 것'에 대해 환기하려고 애쓰게 되는 모양이다. 그때 떠올리게 되는 헬렌켈러의 글, 종종 그 글을 처음 읽.. 더보기
설악 설경 그리고 바다 눈이 많이 왔더라. 뜻밖의 설경과 찬 공기에 기분이 좋아져 혀 내밀고 달렸던 설악산 2011 서른 다섯, 올해의 첫 눈 :-) 유난히 추위 많이 타는 저 마른 아이와 유난히 열 많은 나 시원하다고 뛰어다니는 나와 얼굴 빨개져서 총총총 쫓아다니는 너 집에 와서 찬수 내의 샀다 :-D 하얀 눈을 두르고 파란 하늘 위로 뻗어있는 그 까만 선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겨울나무 눈인간님들, 이등신 막몸매에도 그렇게 달콤해보이는 비결이 뭔가요? 2011.12.03 더보기